■속초 교동 황길병 씨
폐질환에 시달리며 냉기 도는 월세방서 생활
황길병(66, 가명) 씨는 이달 초 현재 살고 있는 속초 교동의 낡은 원룸 아파트로 급하게 이사를 했다.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집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집을 팔았지만 빚을 갚고 나니 남은 돈이 없어 월세보증금은 고사하고 월세 35만원을 아직 지불하지 못했다.
젊은 시절 선박 항해사와 사무장으로 일한 황 씨는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10년 전 부인과 아들이 집을 나간 후 연락이 두절 됐고, 최근 법적으로 이혼 절차가 마무리됐다. 혼자 생활하는 그에게는 8년 전부터 함께 지내 온 반려견이 유일한 가족이다.
황 씨는 12년 전부터 폐결핵을 앓았다. 현재 폐결핵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당뇨와 만성 폐쇄성폐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환절기에는 기침과 가래가 심해져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는 50m를 걸으면 쉬었다 가야 한다고 했다. 현재 폐질환은 강릉아산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와 약처방을 받고 있다. 당뇨는 속초의료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그는 허름하지만 본인 명의로 된 집에서 살다가 월세방으로 이사한 후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사를 오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오래되고 낡은 물품들은 버리고 일부만 가져와 가재도구나 가전제품이 변변치 않다. 냉장고와 가스렌지는 아파트에 있던 거를 사용 중이고 전자렌지는 속초종합사회복지관이 가져다주었다.
황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월 58만원의 생계비와 17만원의 주거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앞으로 월세와 공과금을 내고 병원을 다니는 데 쓰고 나면 생활비가 빠듯할 수밖에 없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만, 생활비를 아끼려고 한겨울인데도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아 방안에 냉기가 돌고 방바닥은 차가웠다. 식사는 종합사회복지관이 주 3회 지원해주는 도시락이나 간단하게 음식을 만들어 해결하고 있다.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최녕범 사회복지사는 “어르신은 채무 변제를 위해 집을 매각한 후 돈이 부족해 보증금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지만, 월세와 공과금 등을 지급하고 나면 남는 생활비가 얼마 되지 않아 생활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행복 파트너!! 여기는 속초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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