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설악동 심정식씨
한겨울 추위 피해 임시거처서 지내
심정식(67, 가명)씨는 요즘 속초시내 한 모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설악동 공동주택에 주거가 있지만, 집안 상태가 너무 열악해 속초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임시거처를 마련해 준 것이다.
지난 5일 찾은 설악동 집은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집안 상태가 엉망인 것은 둘째치고 전기세가 체납돼 6년 넘게 전기는 끊겼고 보일러는 고장 나 사용이 불가능했다. 겨울철인데도 난방이 되지 않아 추위를 피해 밤새 인근 교회에서 지내다가 새벽에 집으로 들어 오곤 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촛불로 생활하고 있다. 화장실은 배관이 망가져 사용할 수 없는 데다, 변기는 이물질로 막혀 있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전혀 없고 가재도구도 변변치 않다. 집안에는 냄비와 그릇이 여기저기 바닥에 놓여 있고 고무대야에 빨래감이 언제부터인지 물에 담겨 있었다. 벽지는 여기저기 뜯겨 나갔고, 한쪽 방은 천장이 내려앉았다.
심 씨는 이 집을 사용대차로 사용하고 있어 방세는 따로 내지 않는다. 아버님이 먼저 살고 있다가 속초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여동생을 도와주기 위해 15년 전 서울서 내려와 함께 지냈고, 아버님이 세상을 떠난 후 혼자 기거해 왔다. 오랜 기간 소식이 끊겼던 집주인과 최근 연락이 닿았지만, 보일러, 전기, 화장실, 배관공사 등 집수리는 모두 심씨가 감당해야 한다.
심 씨는 조현병 증세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같이 살던 남동생도 조현병 증세가 심하다. 병원 치료는 받지만, 약 복용은 하지 않고 있다. 혈색이 검지만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 건강상태를 알 수 없고, 치아는 손상이 심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를 지원받지만, 취사가 어려워 대부분을 식비로 지출하고 있다. 종합사회복지관이 주 3회 도시락을 지원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여동생이 간간이 식료품 등을 가져다주고 있다.
임시거처인 모텔은 종합사회복지관이 월 44만원씩 두 달치를 지원해 1월 초에는 나와야 하는데, 설악동 집에서 한겨울을 날 일이 걱정이다. 설악동 집을 월세 없이 살기 때문에 주거급여는 받지 못하고 있다.
속초종합사회복지관 박혜영 사회복지사는 “어르신 주거는 당장 생활하기가 불가능해 겨울철 안전을 위해 임시거처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임시거처의 월세와 집수리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행복 파트너!! 여기는 속초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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